이번 학술대회에는 총 5개 세션에서 38명의 연자가 발표를 진행했다. 한국에서는 총 6명이 발표자로 나섰다.

한국 연자들은 △통합의학 △통증 관리 △당뇨병 관리 △임종의학 △파킨슨병 증상 완화 △뇌졸중 환자 재활간호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학술대회 참석자들은 한국 노인의료 임상현장에서 실제 적용되고 있는 사례 중심 발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암환자 통합의학, 요양병원 역할"

첫 번째 연자로 나선 포근한맘요양병원 하태국 원장은 보완대체의학과 현대의학을 접목시킨 ‘암환자 통합의학’에 강연했다.

그는 암환자의 경우 의사는 물론 물리치료, 작업치료, 영양사, 약사, 사회복지사, 종교인 등을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지만 제도에 발이 묶여 있는 한국의 현실을 개탄했다.

하태국 원장은 “전통적인 수술, 항암, 방사선치료 등에 보완대체요법을 병행하는 통합의학적 접근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한국의 건강보험체제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근한맘요양병원은 외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암환자에 대해 통합의학적 접근을 시도 중이다.

병원에서 전 영역의 인력을 채용,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외부 심리치료센터, 요가센터, 미술센터 등의 힘을 빌어 암환자들에게 통합의학을 제공하고 있다.

하태국 원장은 “정부는 물론 의료계 내에도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이해 부족 등 어려운 현실이지만 암환자 만성기의료는 분명 가치 있고 미래 요양병원들이 수행해야 할 역할”이라고 힘줘 말했다.

"어르신 통증, 통합적 접근 필요"

아주재활병원 곽현 원장은 ‘노인환자의 통증 관리’에 대해 소개했다. ‘통증 완화’라는 1차원적 접근이 아닌 통합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그는 “통증을 호소하는 대부분의 노인환자는 피로와 위약감, 우울증 등을 동시에 수반하는 만큼 의료진 역시 이러한 요소를 감안해 진단하고, 치료를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통증 관리에 있어 단편적 증상 외에 가족이나 사회적 고립, 경제적 어려움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제대로 된 치료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노인환자 통증 관리의 끝은 병원이 아니라 가정과 사회로 이어져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정부가 지향하는 커뮤니티케어 역시 같은 맥락에서 설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인환자의 경우 다양한 주변 환경을 고려한 치료계획을 세우고 증상 완화 이후에도 통증을 수반시키는 궁극적인 원인 해결을 위해 가족과 사회가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곽현 원장은 “한국은 현재 의료와 복지가 연계된 커뮤니티케어를 추진 중에 있다”며 “노인의료의 한 분야인 통증 역시 병원과 지역사회가 함께 연계된 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노인환자 개별성 고려한 당뇨관리"

일산복음병원 손정일 원장은 ‘노인 당뇨병 관리 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노인 당뇨병 환자의 경우 다양한 동반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의료진은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당뇨 수치 관리에 있어 무조건적인 잣대를 드리우기 보다 신체 쇄약, 여명 등 환자 개인별 특성과 상황을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그만큼 환자와의 밀접한 유대관계를 통해 보다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개인별 특성과 상황에 적합한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는 얘기다.

손정일 원장은 “노인환자의 경우 당뇨 수치 관리에 함몰되기 보다는 스트레스, 수면, 운동 기능 등을 전체적으로 감안한 당뇨병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의 사회적, 경제적 여건도 고려 대상”이라며 “노인 당뇨병 관리는 일반환자와 확연히 다른 만큼 보다 넓고 깊은 통찰과 진단이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품위 있는 삶의 마무리"

한가족요양병원 김근하 원장은 ‘요양병원에서의 임종학 도입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환자가 보다 주체적으로 존재방식과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김 원장은 현재 시행 중인 싸나톨로지(Thanatology)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환자에게 나이 드는 것의 자연스러움, 죽음도 삶의 일부라는 점을 알리는 일종의 죽음에 대한 인식 개선 교육이다.

‘임종은 생명의 마지막 성장 과정이자 또 다른 세계로의 여행’이라는 게 싸나톨로지의 지향점이다. 인간으로서 존엄하고 품위 있는 삶의 마무리를 돕는다.

김근하 원장은 “임종을 앞둔 환자와 이를 바라보는 가족의 마음 가짐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며 “치료 가능성을 떠나 환자 존재 자체에 관심을 갖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고 깨달아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싸나톨로지는 죽음학이 아니라 생명학이며, 환자의 영적 성장을 제공한다는 얘기다.

그는 “싸나톨로지는 단순히 환자에 국한되지 않고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인, 요양인력에게도 필요하다”며 “한선심 이사장의 정계 진출도 싸나톨로지 제도화와 궤를 같이 한다”고 말했다.

"파킨슨병 환자 삶의 질 향상 확신"

대정요양병원 서정복 부원장은 ‘파킨슨병 환자 삶의 질 변화 사례’를 조명했다. 그는 파킨슨병 환자 5명에게 ‘전신기혈요법’이라는 대체요법을 적용한 임상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전신기혈요법은 △침 △약선(건강식) △명상 등 3개 치유법을 기반으로 하는 대체의학의 한 종류다. 약물 의존도가 높은 파킨슨병 환자들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시도였다.

3개월 간 진행된 임상연구 결과 모든 환자에게서 유의미한 증상 완화 효과를 나타냈다. 파킨슨 평가척도인 UPDRS(Unified Parkinson Disease Rating Scale)와 자율신경계검사인 HRV(Heart Rate Variability) 수치가 크게 개선됐다.

증상이 완화되면서 환자 삶의 질 역시 개선됐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전신기혈요법에 상당한 만족도를 나타냈다.

서정복 부원장은 “파킨슨병은 지속적으로 약을 증량해야 하고 이로 인한 환자의 몸 상태는 악화될 수 밖에 없다”며 “이러한 한계점 극복을 위해 전신기혈요법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약물 증량 없이도 증상은 개선하고 삶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관련 임상결과를 토대로 논문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뇌졸중 재활, 전문간호 절실"

마지막 연자인 희연병원 주미선 간호팀장은 ‘뇌졸중 환자의 재활간호’에 대해 소개했다. 뇌졸중 환자 재활간호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올바른 침상 자세’와 ‘연하장애’에 초점을 맞췄다.

주미선 간호팀장은 “최근 뇌졸중 발병률은 증가하고 사망률은 감소하면서 후유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며 “이들 환자를 위한 전문간호의 중요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특히 와상환자에게 가장 무서운 욕창이나 관절구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위 변화가 필수적이다. 여러 자세를 바꿔 줘야 욕창과 관절구축을 막을 수 있다.

그는 “뇌졸중 와상환자가 침상에 방치될 경우 욕창이 발생하고, 관절이 굳어져 버린다”며 희연병원에서 시행 중인 다양한 자세 바꾸기를 공개했다.

음식물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연하장애’ 역시 뇌줄중 재활간호의 핵심 영역이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흡인성 폐렴이나 영양실조 등으로 환자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주미선 간호팀장은 “연하장애 환자를 위해 구강케어, 구강운동, 식사 조력시 자세, 연하곤란을 배려한 무스식 등의 간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http://www.dailymedi.com/detail.php?number=844581&thread=22r03 (기사원문)